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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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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이아브라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1-16 20:41 조회 Read1,040회 댓글 Reply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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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글은 2010년 1월 14일 밤 큰 아들 이삭의 결혼(2010년 1월 16일)을 이틀 앞둔 밤에 쓴 잡문입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이삭은 두아들 야곱(6살) 과 노아(3살)을 둔 아비로서 주님을 섬기고 있어 감사합니다.
오늘 아들 이삭의 결혼 10주년 기념일(anniversary)을 맞아 문득 그 때의 감격이 새로워지기에 나누어 봅니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며 내게 베푸신 너무나도 크고 깊은 주님의 은혜를 찬양할 뿐입니다.

----------------------------------- 다      음 ------------------------------------

"큰 아들 이삭이 결혼을 한다네요."(20100114)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이 동요를 들으며 한국의 어느 갯마을 초가 정경과 그 집 툇마루에 곤히 잠들어 있는 아기를 그려보노라면 평화로워 보이기도 또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반면에 아기 생각에 마음이 다급해진 나머지 생명선과 같은 굴따기를 버려두고 황급히 달려오는 모정이 가슴에 깊은 골을 내며 메아리칩니다. 이것은 당시만해도 호구지책이 최대의 과제이었던, 그야말로 먹고살기조차 힘겨웠던 시절에 한국의 어느 어촌의 풍경을 그린 동요입니다. 이 동요가 아직도 나의 마음에 각인처럼 남아 있는 것은 비록 환경은 다르지만 아기생각에 모랫길을 허둥지둥 치달려 오는 엄마의 심정을 나의 가슴 절절히 느낀적이 있어서입니다. 

내 생애에 첫 목회지는 군부대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본래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렇듯이 그곳에서도 크고 작은 문제들이 끊임이 없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정문제(domestic violation) 때문에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달려가야 했던 것이 다반사이었습니다. 이런 일로 연락을 받는 것은 대개 밤늦은 시각이기 마련이며, 사태를 해결하자면 짧게는 한두시간 때로는 서너 시간 씩 걸리는 것이 대부분이고, 또 어떤 예기치 못한 사태가 어떻게 벌어질지 알 수 없는 것이어서 그 때 한살이었던 여호수아와 여섯 살짜리 이삭을 다 데리고 갈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심한 경우에는 몸싸움을 뜯어 말리거나 더러는 칼부림의 현장을 목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 밤에 누구를 당장 불러올 수도 없고,..... 전화로는 다급한 목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결국 불법인줄 알면서도, 마음이 심히 불안함에도 불구하고, 재개발지역 대로변에 엤는 허술한 집에 이삭과 여호수아를 남겨 두고 무슨 구급차라도 되는 양 쏜살같이 달려가곤 했습니다. 

이미 자정을 넘긴 밤이 아니면 짙은 안개로 뿌연 바닷가의 새벽이 오기까지 그런대로 다독이고, 수습하고, 기도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길은 또 다급해 지기마련인데, 도중에 싸이렌을 울리고 지나가는 구급차라도 마주치면 가슴은 공연히 두방망이질, 왜 그리 급하고 조렸던지....

다급한 마음으로 달려와 방문을 열어보면. 불은 환히 켜있고, tv도 제멋대로 뭔가 소리를 내고 있고, 먹다 남은 피자 쪼가리가 딩굴고, 두 아들은 거실바닥에서 아무렇게나 곤히 잠들어 있었지요. 그래도 형이라고 여섯 살 된 것이 한살짜리 동생의 어깨를 포근히 감싸 안고서 말입니다. 그 순간 왈칵 쏟아지는 눈물에 공연히 서러워서 밤을 뒤척이던 것이 그 몇 번이었던지.....

가는 듯 머무는 듯 세월은 그렇게 흘러서 이제는 그 어린 것들이 다 장성하여 나름대로 제 앞가림들을 하고, 나는 이제 은퇴를 앞둔 중(中) 늙은이가 되고.......

가난이 무슨 자랑(?)이라도 되는 양, 가족들에게는 늘 무책임한 듯 제멋에 겨워 허우적거리는 목사의 아들 노릇이 얼마나 힘겨웠을까? 이제는 교회라면 질렸을 법도 한데, 그래도 주님 곁을 맴돌며 기쁨으로 힘써 믿음을 지켜나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대견하고 고맙고 또 아무 것도 해 준 것이 없는 아비의 가슴이 시려 오는데, 마음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우리 하나님의 은은한 음성이 있습니다. “나는 너를 위해서 내 아들 예수를 십자가에 내어주었노라”, 고......

그 때 그 여섯 살배기 어린 애가 이제 주님께서 골라주신 짝을 맞아 결혼을 한다네요.
주님을 암팡지게 사랑하고 또 아름답고 얌전한 자태가 성경 속의 리브가를 방불케 하는 그런 믿음의 딸이라서 더욱 감사하구요. 이런 배필을 숨겨두었다가 때가 차매 보내주신 주님의 손길에 말할 수 없는 감사와 감격이 뜨거운 눈물로 배어나는군요. “아, 이것이 주님께서 주시는 상급의 한부분 이구나...”

그러나 때로 이 노랫말이 뇌리를 스칠 때마다 마음이 아려오는 것은 지나간 세월이 남긴 아픔의 흠집이 가슴 한 구석에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인가 봅니다. 아마도 이 육신의 옷을 벗고 주님의 품에 영원히 안길 그날까지 이러하겠지요. 내가 아비라서 말입니다.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고하며 흔들리지 말며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의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을 앎이니라. (고전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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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Reply List

Miyoung Son님의 댓글

Miyoung S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Date

목사님 살아오신 뒷날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처음 미국와서 남편은 학교가고, 저는 일하고, 베이비 시터가 동하가 열이 난나고 전화가 왔습니다.  20개월 터울의 유신이까지 함께 집에있고, 베이지 시터는 교회청년부라 영어도 안되고 차도 없습니다.
또 급한마음에 목사님께 전화합니다.
그분이 어디서 얼마나 바쁘신지 고려할 여유가 저한테는 없습니다.
그저 가장 먼저 생각나고 기댈분이 그 분밖에 없습니다.
목사님의 그 밤의 헌신이 그 가정을 구하고, 하나님이 아이들을 보호하신줄로 믿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그 분들도 어딘가에서 감사의 미음으로 살고있을것이라 믿습니다.

이아브라함님의 댓글

이아브라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Date

그렇습니다. 집사님,
주안에서 우리들 모두 그렇게 서로 기대며 부대끼며 한 몸을 이루어 가고 있구요. 
주님께서 그 중심에 계셔서 영광 받으시면, 그것으로 우리의 보람과 기쁨이 됩니다. . 
주님의 이름으로 누구에겐가 도움의 손길을 펼 수 있는 것 자체가 축복된 인생이니까요.

황재임님의 댓글

황재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Date

목사님 글을 읽으면서 같은 자식 입장에선  그 시절 열심히 살아주시고 믿음의 유산을 물려주심에 무엇보다 감사하고, 아직은 미숙한 부모이지만, 매순간 하나님께 자식들을 맡기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선택을 저희도 할수 있기를 도전받게 됩니다.
믿음으로 사시는 우리의 모든 부모님을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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