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싫어서 집을 떠났던 아들이 고생 끝에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기로 작정합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그리워서가 아니라 아버지 집에 있는 밥이 그리워서였습니다. 돌아가는 중간에 돈다발을 주웠거나 금덩이를 발견했다면 분명히 돌아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아들을 멀리서 본 아버지가 그 아들을 측은히 여겨 달려가 껴안고 입을 맞추며 그를 환영하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몽둥이로 패도 시원찮은 아들을 환영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아버지의 참사랑을 볼 수 있으며 바로 이 아버지의 이러한 환영이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인 것을 예수님은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하면 젊은 연인 간의 사랑이나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을 연상합니다.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도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몇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사랑은 내 모습 그대로를 받아주는 사랑입니다. 우리는 주로 상대방이 사랑스러울 때 사랑합니다. 가령 예쁘다든지, 돈이 많다든지, 공부를 잘한다든지, 귀엽게 논다는지, 내 새끼라든지...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조건 없이 우리를 귀히 여기는 사랑입니다. 이 아들이 사랑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아들이었습니까? 사업에 성공하여 금의환향하였습니까? 학위를 따고 유명해져서 돌아왔습니까? 아버지가 싫어서 나간 불효자식, 아버지의 재산을 다 탕진한 방탕한 자식, 돼지우리에서 돼지 치던 자식, 아버지 집의 밥을 먹고 싶어 돌아오는 염치 없는 자식, 그러나 아버지는 이 아들이 사랑 받을만한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이들이라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 (요일4:8)'고 사도 요한은 한 마디로 설명했는데, 하나님 자체가 사랑이요, 이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모두를 향하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복음이요 기쁜 소식입니다.

우리가 진정 하나님의 사랑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들입니까? 솔직히 말한다면 우리가 인간끼리 서로 사랑하는 것은 서로 잘 모르기 때문 아닙니까? 속고 산다고 말하지 않습니까? 만일 누가 우리의 모든 면을 안다면 우리를 사랑하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전부를 아심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이 하나님이 바로 나를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하신다고 증거하고 있습니다. 사랑받을 만한 아무런 것이 없는데도 말입니다.

이 아버지는 아들을 발견하는 순간 그 불편한 몸으로 달려와, 돼지 냄새, 땀내 나는 아들을 꽉 껴안고 입까지 맞추었다는 것입니다. 달려오는 아버지를 보는 순간 아들은 좀 두려웠을 것입니다. '혹시 날 잡아 혼내려고 그러시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