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산지석, 他山之石 (20181014)

글자 그대로 남의 산의 돌인데,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면을 통해서 자기를 돌아보며 교훈을 삼는다는 뜻으로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사자성어 (四字成語)이다. 지난날 나와 주안에서 만났던 여러 사람을 한국에서 심방하면서 이 말이 문득 생각나는 것이었다.

물론 내가 만난 대부분의 형제자매님들이 신앙생활을 잘 감당하며 영적으로 성숙하고 많은 열매를 맺고 있어 보람과 기쁨이 충만했다. 특히 우리의 첫 개척교회에서 주님을 영접하고 성경훈련을 받은 한 자매님은 귀국하자마자 대대로 우상종교에 깊이 빠져있던 시댁과 친정식구들 거의 모두를 인도하여 현재는 그들이 모두 충성스러운 종들이 되도록 해산의 수고를 감당한 것을 간증했다. 어떤 형제는 군인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주위의 눈치는 아랑곳 하지 않고 도전적인 신앙생활을 하며 주위에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고 있다는 것이다. 성령님의 일하심이 손으로 져지듯 감격이 밀려왔다.

반면에 또 다른 많은 영혼들이 헤매고 있는지라 아픈 마음으로 기도 밖에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참으로 안타까웠다. 한 형제는 예배를 떠난 지 오래이어서 이제는 돌아갈 수도 가고 싶지도 않다고 하는 것이었다. 또 다른 형제는 예배에 함께 가자는 부인에게 "이 목사님이 보내주시는 설교동영상을 보는 것으로 족하다."고 어깃장을 놓았다는 것이고, 또 다른 형제는 예배에 참석하지 않은지가 몇 년이나 되었다고 하기에 내가 주일에 설교를 맡은 교회에 나를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여 함께 갔다. 돌아오는 길에 자기 소유의 10층짜리 빌딩 7증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그 한층은 완전히 비어 있었다. 그리고 하는 말이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 목사님께서 여기서 교회를 개척하신다면 신명을 바쳐 헌신하겠노라."고....  그 순간 마치 망치로 머리를 한대 맞은 것 같이 멍해지고, 가슴이 떨리며 하나님께 죄송한 마음으로 두렵기까지 했다. 어찌 이런 일이......

그 사람을 위해서 간절히 기도해주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는 이들과 동시에 우리 교회 식구들 하나하나를 머리에 떠올리며 또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도대체 내가 이들을 어떻게 인도한 것인가?" 
"나는 이들에게 복음으로 주님을 전해준 것인가? 아니면 나를 각인시킨 것인가?"
"현재 담임목사를 맡은 지 거의 3년이 되어오기까지 나는 과연 무엇을 했나?"
"우리 교회식구들 가운데 헤매고 있는 영혼이 있는 것은 아닌가?"

방황하는 영혼들의 파문으로 일그러진 자화상을 외면하며 지금부터 36년 전 처음으로 전임사역에 임하면서 주님 앞에 드렸던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결단하며 재헌신의 기도를 드린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마땅히 권위를 주장할 수 있으나 도리어 너희 가운데서 유순한 자가 되어 유모가 자기 자녀를 기름과 같이 하였으니, 우리가 이같이 너희를 사모하여 하나님의 복음으로만 아니라 우리 목숨까지도 너희에게 주기를 기뻐함은 너희가 우리의 사랑하는 자 됨이니라. (살전 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