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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그리며 … (201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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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이아브라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6-16 00:47 조회 Read1,209회 댓글 Reply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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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와쿠 가케루나(迷惑を 掛けるな)라는 일본말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마라.”는 뜻이다. 일본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이 말을 들으면서 자라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행동이 몸에 배게 된다고 한다. 모든 일상생활은 물론 심지어 극도의 슬픔과 엄청난 재난을 당해도 침착한 자세를 유지하고 자신의 감정을 절제함으로써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년전에 일본 후쿠시마가 전대미문의 쓰나미로 큰 재난을 당했을 때에도 거의 전 일본국민이 하나같이 차분하게 재난을 관리하며 정리하는 모습에서 이러한 정신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이 말은 내가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서 들은 교훈이기도 하다. 나의 아버지는 한일합방이 되던 1910년에 출생하셔서 일본제국주의 시대(일제 감정기라고도 함)에 교육을 받고 30대 중반에 해방을 맞이한 분이시므로 일본식 문화에 깊이 젖어 계셨다. 따라서 본인 자신은 물론 나를 비롯한 자녀들에게도 “메이와쿠 가케루나”를 엄히 가르치셨다. 그 결과 이에 벗어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그들이 마치 이방인처럼 느껴 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일본이 남의 나라를 침탈하고 빼앗고 압제하고 결국 태평양전쟁을 일으켜서 인류사에 말할 수 없는 폐를 끼친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지난 세월을 돌아 볼 때 나 자신 역시 남에게 알게 모르게 폐를 끼쳤던 것을 결코 부인할 수 없기에 허망할 뿐이다. 아마도 이것이 죄인의 한계일 것이다.

어쨌거나 이 말은 나의 전 인생을 지배하는 삶의 원리가 되어 나의 행동을 좌우했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내 나이 70대 중반이 되었는데도 나의 행동에 현재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메이와쿠 가케루나”가 나의 피부처럼 느껴 지기도 하는 것이다.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영향력이 그만큼 지대하다는 증거이다.

아버지 주일을 맞이하면서 이미 40년 전에 주님께로 가신 나의 아버지가 그리워진다. 새삼 아버지를 회상하며 내가 아버지로부터 막강한 영향을 받았는데, 나 자신은 어떤 아버지 이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나는 과연 나의 아들들에게 어떤 막강한 영향을 끼쳤는가 말이다. 

그렇다. 인간의 교훈, 지식, 경험의 축적의 원리를 전해주는 것은 모두 이율배반적인 양면성이 있을 뿐이어서 내 자식들에게 거기에 인생을 걸게 할 수는 없다. 다만 영원히 진실하신 예수님의 모본을 본보이기로 전해줄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이 나의 유언이다.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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