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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풍경 (202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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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이아브라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9-26 09:46 조회 Read681회 댓글 Reply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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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20일)에 Valleywise Health Medical Center 응급실에서 약 6시간을 머물다 왔다. Monochlonal Antibody Infusion(단클론 항체주입)을 받기 위함이었다. 고령에다가(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이 않되지만...) 천식환자로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으니 중증호흡기 질환으로 발전될 위험이 있다고 성화를 대는 아들 며느리에게 등 떠밀려 오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혈관으로 약물을 주입한 시간은 약 1시간정도이었고 나머지는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었다. 몸은 정상이 아닌데다가 응급실 특유의 낮은 온도로 인하여 추위에 떨면서 마치 고문이라도 당하는 듯 힘들었다.

당일 정오경에 내가 처음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녀노소를 망라한 각양 다른 인종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 다른 질병의 문제를 안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치료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말을 걸어볼 요량으로 접근해도 귀찮다는 듯 짜증스런 표정으로 간단히 대꾸할 뿐 자기의 문제 이외에는 다른 것에는 전혀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그곳에는 횡적관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자기의 차례가 오기만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데, 간호사가 나타나면 혹시 자신의 이름을 불러줄까 하여 모든 사람이 다 그쪽으로 얼굴을 돌이키는 것이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이었다. 장장 6시간 동안에 아마도 줄잡아 기백명은 족히 되는 사람들을 본 것 같다.

그런데 그 풍경이 어디서 본 듯 익숙한 것이 아닌가? 그것은 마치 요한복음 5장에 등장하는 예루살렘 양문 곁에 있었다는 베데스다 연못을 연상케 했다. 거기에는 많은 병자, 맹인, 다리 저는 사람, 혈기 마른 사람들이 누워서 물의 움직임을 기다리는데, 못의 물이 움직이면 가장 먼저 들어가는 자는 무슨 병에 걸렸든지 낫는다는 속설에 인생을 걸고 있었던 것이다. 언제 물이 움직일는지, 그리고 막상 물이 움직였을 때 자신이 제일 먼저 들어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그래도 거기를 떠나지 못하던 불쌍한 병자들 말이다.

그 순간 이 장면은 자연스레 이 시대의 교회의 모습으로 오버랩 되는 것이었다. 교회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영적, 인격적, 육적, 사회적, 모든 문제들을 지닌 채 자원해서 모여 있는 곳이라는 면에서 말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이 모든 문제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치유되고 해결되는 영적인 병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결국 예수님을 통해서 자신의 운명을 해결한 사람들이 자원해서 공동체를 이루며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서 한 길로 가는 것이 교회의 진짜 모습이며 그리스도신앙의 핵심이라는 사실이 새로워지는 순간이었다. 퇴원수속을 마치고 나와서 맞는 아리조나의 날씨는 참으로 따뜻하고 포근했다.

주님께서 물으십니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요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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