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십수년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이었다. 지하철을 탔는데 나의 옆자리에 어떤 외국인 여성이 앉는 것이다.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녀는 용인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Alison Tomlinson 이라는 영국인으로서 “웰스프링스” 라는 동성애 치유단체에서 일을 한다고 했다. 참으로 중요한 사역이라고 격려했더니 몇 권의 책을 주면서 기도를 부탁하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에 어떤 자매님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이메일을 받았다.
   
이 아브라함 목사님 안녕하세요.
모르는 주소에서 갑자기 처음 이메일 받으셔서 놀라셨죠. 다름이 아니라 웰스프링스에서 연락처 받고 연락드립니다. 저 이름은 XXX 이구요. 지금 가든그로브에 살고 있는 유학생입니다. 웰스프링스에서 연락처 받았다고 하니까 무슨 일로 연락드렸는지 짐작 가시죠?

저 자신도 최근까지 잘 모르고 인정도 안했지만 사춘기 지나고 청년기가 되고 시간이 지나가면서 자꾸 성향이 발전이 돼서 참 괴로워하던 차에 웰스프링스를 알게 됐어요. 너무 창피하고 역겨워서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연락처를 알고 있어도 한참을 망설이다가 참다 참다 못해서 이것 저것 재볼 것도 없이 도움 받을 곳을 찾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모습 갖고 있는 것도 싫고 저 자신도 이런 모습이 너무 싫구요. 그렇지만 혼자 힘으로 극복할 수가 없어서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목사님께서 웰스프링스 사역에 관심이 많으시다고 하시던데,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무작정 연락드려봅니다.(이하 생략)

그로부터 일면식도 없는 이 자매님과 이메일로 권면과 기도와 간증을 주고받으며 자매님이 힘든 가운데서도 변화되기를 갈망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모를 고민을 안고 믿음으로 처절하게 투쟁하던 이 자매님은 결국 2016년에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처음 편지를 받은 때로부터 실로 5년여만의 일이었다. 한편 지금 이 시간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온다.
 
참으로 우연 같은 지하철에서의 만남이 한 영혼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섭리이었음을 느끼며,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모든 만남은 하나님의 필연적 역사이다.“ 라는 평소의 나의 신조를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

Alison Tomlinson자매님은 영국으로 돌아가서 이제는 온라인으로 사역을 계속하고 있다고 하며 우리가 지하철에서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하며 이메일을 보내왔다. 과연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다.
 
Thank you very much for your email and your encouraging words. I, too, felt it was a 'godincidence' that we met on the subway (especially since I was 15 minutes late for an appointment so I shouldn't have been on that t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