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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골소년 이야기 (202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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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이아브라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12-25 21:13 조회 Read909회 댓글 Reply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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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마지막 주일을 맞으며 내가 알던 소심한 한 소년이 생각납니다. 그는 소위 한국 깡촌에서 국민학교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와서 중학교를 시작한 촌뜨기이었습니다. 마을 모든 사람이 서로를 알고 동네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몇분이면 오가는 작은 동네와 비교할 때 서울은 너무나 우람하여 그 충격을 감당하기가 어려웠으므로 그 소년은 친구도 아는 사람도 없어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렵기만 한 광야에 버려진 것만 같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집 밖에만 나오면 공연히 두려워하며 유난히도 부끄러움을 타던 소심한 그었기에 서울생활에 적응하기가 심히 어려웠습니다. 

그 소년은 어느 날인가 벼르고 벼른 끝에 용기(?)를 내어 당시 시골에는 없었던 아이스케키를 한개 샀습니다. 그런데 막상 손에 들고 보니 모든 사람이 자기를 처다 보는 것 같아서 어쩔 줄을 모르다가 결국 어느 모퉁이에 숨듯 앉아서 이미 반쯤은 녹아버린 아이스케키를 서둘러 먹었습니다.

그토록 소심하고 여리던 소년은 그로부터 15년 후에 예수님을 만나 새 사람으로 거듭나서는 더 크고 우람한 나라 미국으로 이민을 결행하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결국에는 온 세상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는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지금 그 소년은 이제 주님의 나라를 지척에 둔 흰머리의 늙은이가 되어 그 인생의 마지막 단원에서 주님의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지붕 위에 외로운 참새 같은...”(시 103:5) 두려움 많던 소년을 “독수리의 날개 치며 올라감“(사 40:31)과 같은 믿음의 사람으로 변화시키신 주님의 기적적인 역사라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 시각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적응하기 힘든 세파에서 감당할 수 없는 인생의 짐을 지고 이 골목 저 모퉁이에서 새가슴을 움켜쥐고 전전긍긍할까 하는 생각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신분문제, 자녀문제, 물질문제, 인간관계의 문제, 건강문제, 죄 문제, ... 그렇다고 어디 하나  마음 놓고 내 놓을 데도 없고 비정하기 이를 데 없는 현대 문명사회의 그늘, 비틀어진 듯한 이민사회라는 광야에 그들은 던져지듯 내몰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들을 향한 주님의 심정을 헤아리며 주님의 거룩한 초대의 음성을 전해 주는 것이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이라고 믿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지나간 나의 인생이 비록 크게 내세울 것도, 자랑스러울 것도 없지마는 사랑하시는 주님의 구원의 초대장을 배달하는 이름 모를 "흰 머리의 노인"으로 기억된다면 그 또한 족한 일입니다. 바야흐로 우리는 시간의 재촉에 등 떠밀려 어언 2021년 말미에 이르렀습니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던가? “Time doesn't shout; it just runs out, and sooner than you 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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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1님의 댓글

관리자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Date

Momentum 이라는 단어를 떠 올  립니다.
들꽃처럼 그 사명을 감당하시고 바울처럼 영혼사랑의 본을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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