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종전 무렵 도쿄 시내에 미군의 폭탄이 쏟아지던 날 방공호에서 겪은 일이다.그때 방공호는 질서가 정연했다. 노인들, 특히 할머니들이 나섰다. ‘젊은이는 안으로 들어가라. 위험한 곳은 우리가 막는다. 왜 책을 들고 오지 않았느냐? 젊은이는 책을 펴고 공부해라.’ 고 외치며 방공호 입구에 천막이 쳐지고 젊은이가 모인 제일 안쪽엔 두 개의 촛불이 켜졌다.” (철강왕 박태준평전에서 발췌인용)

20세기 이후에 일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이 29번이라고 한다. 이는 비교적 일찍이 문명이 발전한 미국과 유럽나라들을 제외하면 전 세계적으로 단연 최다 수상자를 배출한 쾌거이다. 그러나 위의 일화로 미루어 볼 때 이러한 발군의 업적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진하게 든다.

한국교회는 복음이 전해진지 불과 100여년만에 명실 공히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크게 부흥하였다는 찬사를 받았다. 동시에 온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사에 괄목할만한 업적을 이루어 냈다. 그 근저에는 한국인 특유의 인내가 동반된 기도가 있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눈이 쌓인 십여리 길을 변변한 방한복도 없이 눈에 빠진 발이 얼어가며 새벽기도를 드리던 촌노들의 헌신과 그런 부모를 언손을 호호 불어가며 따라가던 자녀들로 이어진 믿음의 결과로 나타난 기적적인 영적부흥인 것이다. 이러한 영적전통은 6.25 전쟁통에도 목숨을 건 순교로 신앙을 지키는 거룩한 유산으로 기록되고 있다.
 
1982년 우리 부부가 처음 교회를 개척할 때만해도 거의 모든 미국교회가 주일낮예배, 주일저녁예배, 삼일예배는 기본적으로 드렸으며, 특히 한국교회들은 주일 낮예배, 주일저녁예배, 삼일예배, 매일새벽기도회, 금요철야기도회를 가지는 것이 기본적인 교회 모임이었다. 부모들이 이토록 모이기에 힘쓰며, 기도하기에 열정을 바치는 가운데 부모를 따라온 자녀들은 교회당 좌석이나 어린이 방에서 잠을 자기 일수이었던 기억이 참으로 낯선기억으로 남아 있다. 지금은 그런 광경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주일저녁예배가 오후 예배로 바뀌더니 결국 대부분의 교회에서 없어지고 말았다. 수요예배 역시 자취를 감추었고 금요철야기도회 또한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그런 가운데 미국교회는 물론 기세등등하던(?) 한국교회 역시 침체기로 접어든지 오래이다. 물론 교회의 미래를 이어갈 다음 세대들에게 믿음을 위한 희생을 가르치지도, 요구하지도 않은 채 교회생활이 마치 취미생활처럼 여겨지도록 양육하였기 때문일 것이리라. 믿음의 용사들은 결코 저절로 세워지지 않는 다는 것을 non-Christian 인 일본인 어머니들의 결연한 삶을 통해서라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우리 교회의 금요기도회의 실상은 어떤가?.
고정적인 참석자는 이목사 부부, 홍목사 부부, 백재종집사 부부, 손기일집사 부부, 신정애집사. 그리고 최근에 출석하시는 이종섭장로 뿐이다. 물론 기도회에 참석해야만 기도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교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한자리에서 기도하는 것은 우리가 이 땅에서 몸을 지니고 사는 동안에는 반드시 순종해야 할 믿음의 행위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머리로 모신 몸으로서의 교회라면 말이다.